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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이야기 10월 일상사연_장경석(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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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19-09-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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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일상사연 - 장경석(고등학교 교사)
*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일상사연 보러 가기 =>https://1391korea.net/bbs/board.php?bo_table=main_story&wr_id=326
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생안전부에서 기획 업무를 맡고 있고, 2학년 국어 과목(언어와 매체)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하고 배우기도 합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나요?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들어갔지요. 교사로 근무하면서 일반대학원에 진학, 공부하여 ‘문법교육’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주세요.
아침 8시경 출근합니다. 도착 후 후배 교사가 내려주는 향긋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지요. 월, 화요일에는 아침에 교문 앞에 나갑니다. 안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통 안전지도 및 생활지도(?)를 하지요.

보통은 출근하자마자 학교내 메신저를 열람합니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고,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나 확인하지요. 갤럭시 노트에 하루 일정을 우선 순위별로 메모하며 하루를 준비합니다. 이상하게도 지난해부터 시간이 남는데, 아침에 Q.T를 하게 됩니다. 대학 졸업 후 한 1~2년간 지속하다가 어느샌가 끊어버렸는데, 한 10년 만에 다시 꾸준히 Q.T를 하게 된 것이지요. ‘하나님 나라 Q.T’로 말씀 묵상을 하는데요. 10분에서 20분 정도 말씀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끄적여 봅니다.

8시 40분부터 일과가 시작됩니다. 하루 보통 3~4시간 수업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수업 준비 및 담당 업무를 처리합니다. 16시 30분에 공식적인 업무는 종료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있기 때문에 바로 퇴근하지는 못하고, 학생 관련 업무를 처리하느라 좀 더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부서가 학생들과 부대끼는 업무라 주로 점심, 쉬는 시간, 방과후에 학생들을 만나고 상담(?) 또는 생활지도 하는 일이 많습니다. 한 달에 3~4번 야간 자기주도적 학습 감독을 하느라 9시까지 남아있기도 합니다.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1) 즐거움
배움의 즐거움을 얻습니다. 과목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주로 문학과 문법을 가르치는 비중이 높습니다. 내가 국어교사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런 작품을 제대로 읽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기 위해 시와 소설을 읽고, 생각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은 것이죠. 마치 성경을 묵상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문학은 미리보기와 다시보기다.’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앞으로 겪게 될 일을 ‘미리 보기’하며 삶에 대한 전망를 얻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으며, 이미 겪은 일을 ‘다시 보기’하며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하곤 하죠.

대학원에서의 전공은 ‘문법교육’입니다. 문법 지식은 국어의 영역 중 가장 딱딱합니다. 그러나 문법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약속입니다. 또한 일상 생활에서 매일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영역입니다. 문법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서 정확하게 전달하고, 상대의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라 생각하며 공부하고 제가 더 많이 배웁니다.
원래 수업 시간에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은 교사입니다.^^

2) 어려움
가르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그보다는 업무에서 오는 어려움, 피곤함이 더 큽니다. 수업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아주 좋겠지만, 우리나라 학교는 그렇지 못하죠. 수업보다는 업무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더 큰 피로를 느끼게 합니다.

학생안전부는 학교 생활지도의 최전선에 있는 부서입니다. 학생들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가 많죠. 다른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만, 학생안전부 선생님들은 악역을 맡습니다. 함께 정한 ‘약속’(교칙)을 지키도록 지도하고, 학생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요즘은 ‘회복적 생활지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독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운동입니다. 기성세대들이 선생님들에게 맞고, 혼나는 교육을 받았지만, 요즘의 생활지도 패러다임은 이전과는 많이 다릅니다. 학생들을 체벌하고, 강압적으로 지도하는 것으로는 교육적 효과가 없습니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하며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방식인데요. 애들도 저마다 다른데다가 애들 얘기를 듣고, 공감해 주자니 참 피곤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日課, 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예)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나 방식, 일터에서의 인간관계 등에 있어서 신앙은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저의 부서의 부장 선생님이 저더러 ‘드라이하다’라고 평합니다. 직설화법이라는 것이지요. 돌려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편입니다. 저의 MBTI 유형은 ISTJ입니다. 대단히 원칙적이고, 이성적이지요. 교사 중에 가장 비중이 높은 유형이라고 합니다. 잔정이 많지 않고, 정해진 ‘약속’을 매우 중요시하죠. 학생들이나 동료들이 말하기를 저의 생활방식이 FM이라고 이야기들합니다. 동료 교사나 학생들에게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객관적으로 말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저를 좀 어려워하는 편입니다. 감정을 섞지 않고 말해서 좋다고 말해 주는 동료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

대학 시절에 저는 후배에게서 ‘베이지색 면바지 같은’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편안하고, 여기저기 잘 어울린다는 좋은 의미였지요. 실제로 저는 누구하고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잘 나눕니다. ‘호불호’도 별로 없고요. 아주 친하게 지내지는 않지만, 적당한 거리에서 사이좋게 지냅니다.

교사로서의 제 모습과 친구, 동료들 사이에서의 제 모습은 좀 다르죠. 저도 학교에 근무하면서 제가 알지 못했던 제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신앙은 저의 모습을 늘 성찰하게 하고, 다듬어 주는 것 같습니다. 나이 40이 넘어가면서 저도 감성적으로 변해가는지 이전의 원칙적이고, 직설적인 부분을 다듬어 가려고 합니다. 게다가 성경 묵상을 하다보면 성령의 감화(?)로 날카로움이 좀 부드러워집니다.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제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늘 떠들어대기 때문에 하나님 욕은 먹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말과 행동에서 조심하는 편이지요. 또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공감해 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기도 합니다.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자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저는 신앙적으로 미지근합니다. 뜨겁게 눈물 흘리며 기도해본 적이 많지 않습니다. 믿음의 확신도 크지 않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눈물 흘리며, 크게 기도하는 교회 친구들, 확신을 가지고 믿음을 고백하는 친구들 보며 ‘나는 왜 저렇게 안 되지?’ 하며 신앙적 열등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 시절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저의 신앙 색깔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마다 성향 다르듯 하나님과 만나는 방식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요. 감성적이지 않고 이성적이며, 뜨겁지 않고 미지근합니다. 그러나 ‘가늘고 길게, 꾸준히 가는 것’이 저의 신앙 색깔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청소년 시절, 교회 안의 삶과 교회 밖의 삶에 대한 괴리감을 느껴왔는데, 대학 시절 저는 세계관의 확장,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삶의 전 영역에서의 주 되심’이라는 기독교적 세계관의 표현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신앙뿐만 아니라 학문, 직업 등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나라라는 점에서 저는 소명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다만 대학 시절은 씨를 뿌리는 단계로 다소 관념적이었다면, 지금은 일터에서 직접 발을 담그며 실천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는 물도 주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코.디.아’입니다. ‘에클레시아, 코이노니아, 디아스포라, 디아코니아’의 글자를 딴 단어입니다. ‘모여서 교제를 나누고 조화를 이루는 삶, 흩어져서 삶을 나누며 이웃을 돕는 삶’을 추구합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소 거창합니다만, 소박하게 학교에서 작은 공동체를 만들고 끌어갑니다. 학생 기독교 동아리 ‘에벤에셀’과 ‘코이노니아’, 교사 동아리 ‘에클레시아’ 모임을 통해 함께 믿는 이들과 모여 말씀과 삶을 나눕니다. 학생 동아리는 뜻하지 않게도 두 개의 동아리로 분리, 운영하는데요. 그중 ‘에벤에셀’에는 놀랍게도 믿지 않는 친구들이 절반입니다. 이들에게는 이 동아리가 ‘첫 교회’인 셈입니다. 교사 동아리 ‘에클레시아’는 매주 커피 한 잔 마시며 신앙 및 학교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실 잘 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저는 물만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끊어지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제 몫이라 여깁니다.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요.
7.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의 미지근한 신앙과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뜨거울 때가 있었겠지요. 지금은 좀처럼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꼭 뜨거워야 하나 반문해 보기도 합니다. 그냥 이대로 미지근한 대로, 그래도 식지는 않게 36.5도 정도 체온을 유지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은 괜찮다 여기시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오히려 체온 유지조차도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힘으로는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생각합니다. 성령이 함께 해 주시지 않으면 안 되겠죠.

* Seidman(2006)이 제시한 심층면접의 구조(생애사적 질문/현재의 경험/의미에 대한 숙고)를 참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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